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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새전북신문] 1.전북지역 갈등사례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13
ㆍ조회: 13381  
[지역갈등 대안을 찾아서]1.전북지역 갈등사례  

2007년 10월 25일 (목)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민선 지자제 이후 크고 작은 지역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갈등은 변화의 동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 갈등은 지역사회 에너지를 소진시킨다. 다양한 형태의 갈등을 적절히 조정하지 못할 경우 문제는 심각하다. 사업계획 취소 및 중단을 넘어 지역사회 공동체 파괴와 공공기관 신뢰 저하로 이어진다. 원활한 갈등 조정이 지역 경쟁력 확보의 필수 요건으로 떠올랐다. 본지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관 아래 국내외 갈등 현장을 방문하고 모범적인 조정 사례를 집중 취재했다.

갈등의 주체와 형태는 다양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방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과 지역주민 및 시민사회단체 등 주체는 복잡다단하다. 국책사업 갈등은 지역주민 사이에 찬반양론이 발생하는 민민갈등의 성격을 띠고 있다. 갈등의 유형은 사실관계, 구조적, 가치, 관계, 이해 갈등 등 성격이 다르다. 사실관계 갈등은 주로 데이터 해석을 둘러싸고 나타나며 구조적 갈등은 절차상 하자에 기인한다.

또 관계갈등은 신뢰부족 및 의사소통 부재에서 비롯되며 관계갈등은 힘의 우위에 있는 관공서가 지역주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이고 권위적으로 일을 처리하면서 나타난다. 우리지역도 갈등에서 예외는 아니다. 사회갈등연구소가 최근 10년간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12개 갈등 사례를 분석한 결과 관계상 갈등, 이해갈등, 구조적 갈등, 사실관계 갈등, 가치갈등 등 복합적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관계상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사업 구상 및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부안 방폐장 사태가 대표적이다. 부안 방폐장 사태는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주민의견 수렴을 소홀히한 데다 이해 및 가치 갈등이 맞부딪친 결과다. 방폐장 부지 선정에 앞서 정부는 지역주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으며 민주적 절차도 무시했다. 정부는 경쟁적 주민투표를 통해 2005년 11월 경주를 방폐장 부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극심한 찬반대립으로 갈등을 빚었던 부안지역은 아직도 휴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선정과정에서 갈등 조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2003년 7월15일 방폐장 유치 신청을 계기로 촉발된 부안사태는 1년여 동안 촛불시위 137회, 고속도로 점거, 군청사 방화, 등교 거부, 군수 폭행 등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했다. 이 과정에서 사법처리 231명, 경제적 손실 500억원 등 지역경제는 망가지고 민심은 극도로 피폐됐다. 극심한 갈등의 결과는 부안의 이미지를 폭력 도시로 전락시켰으며, 지역사회 공동체를 파괴했다. 친인척마저 등을 돌리고, 공직사회 및 시민사회단체는 지금까지도 뿌리깊은 적대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현지 취재에서 만난 정영복 전 위도지역발전협의회장(52)은 방폐장 사태로 대화가 옮아가자 참여정부에 대한 원망을 표출했다. 오는 대통령 선거에 위도주민 전체가 투표 참여를 거부할 작정이라며 골 깊은 현지 민심을 적나라하게 토로했다. 이밖에 무주 기업도시, 웅포 골프장 건설은 지역주민의 의사를 배제한 사례로 거론된다.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가 지극히 형식적이고 요식적 절차에 그쳤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김제공항 건설도 수직적 갈등에 직면한 채 답보상태에 있다. 전북도는 김제공항 건설을 통해 관광객 유치, 환황해권 시대에 대비한 물류인프라 확충 등 이점을 내세우지만 김제시는 공항건설에 따른 소음공해, 축산업 기반붕괴, 김제 산업단지 조성 중단 등 현실적인 손해를 주장하며 사업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또 용담댐 건설 과정에서 물 이용을 둘러싸고 전북과 충남북이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이처럼 주민들은 알권리가 높아지고 정책 참여의지가 높아가는 반면 정부는 기존의 권위적이며 일방통행적인 행정관행을 고집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결국 민주적 참여를 원하는 지역주민과 기존 관행을 고수하는 행정기관 간에 모순이 심화되면서 갈등의 불씨는 내재하고 있다. 기초단체로 갈수록 이 같은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전북지역은 민선 지자체 이후 개발욕구가 팽창하면서 수많은 갈등에 노출돼 있다. 갈등으로 인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원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갈등 조정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 사업계획 입안단계부터 주민 참여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설치 이후 시설 운영단계에도 주민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계획의 초기 단계인 후보지 선정과정부터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도 중요하다. 적절한 경제적 보상과 갈등관리 전문가 육성도 빼 놓을 수 없다. 시설 설치로 인해 얻어지는 편익과 주민 피해를 고려한 균형있는 보상만이 설득력이 있다. 또한 갈등 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공무원들의 인식제고와 함께 갈등관리 전문가를 고용해 원인분석부터 해결까지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

“지역갈등이 폭증하는 원인은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전문적 역량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권위적인 행정 관행과 경쟁 우선의 문화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박태순 (사)사회갈등연구소 소장(44)은 “주요 이해 관계자를 배제하거나 주민의견 수렴 등 중요한 절차를 건너뛰는 절차적 문제 이외에 이해 관계자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과 설명을 강요하는 의사소통 장애, 그리고 적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이해관계 불일치에서 갈등이 빚어진다”며 원인을 설명했다.

갈등이 촉발될 경우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다.

박 소장은 “전북의 경우 특히 파괴적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새만금사업, 부안 방폐장 사태, 전주-군산 외국어고 유치, 김제공항 등 주요 사안을 놓고 빚어진 갈등으로 인해 경제적 이익이 상실됐음은 물론 지역사회 공동체 파괴로 이어졌다. 이는 지역주민간 갈등을 유발하고 인접 지자체간 이질감 확산, 그리고 전북지역 공동체라는 연대감을 희석시키는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다양한 지역갈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자괴감과 무기력감이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지역갈등 해소 방안으로 ‘협상’과 ‘타협’을 꼽는 박 소장은 “스스로 지역사회 내부의 해결 역량을 키우는 시스템 확립과 함께 객관적이며 신뢰성이 확보된 제3자에 의한 갈등 조정이 바람직하다”면서 “△갈등 상황에 대한 이해 관계자의 명확한 공동인식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관을 통한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 △공정한 조정자 역할이 수반될 때 갈등 해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전북도는 신뢰있는 상부기관으로서 조정자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하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거나 강제 개입하기보다 논의구조를 형성하고 권위있는 제3자를 통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직접적 당사자는 이해 관계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임병식기자 montlim@sjbnews.com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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