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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경남신문]② 오스트리아 빈공항 확장 갈등 해소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13
ㆍ조회: 12822  
[지역사회 갈등을 넘어] ② 오스트리아 빈공항 확장 갈등 해소

제3자 조정·진행과정 공개 신뢰 확보

빈공항 활주로 건설 등 확장계획에 주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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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는 면적이 8만3855㎢, 인구가 820만명의 작은 국가이지만 유럽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유럽의 관문으로 통한다. 동쪽으로는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서쪽으로는 독일과 스위스, 이탈리아와 접해 있다.

특히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체제가 전환되면서 서유럽 자본주의 국가들과 경제협력이 증가하기 시작해 오스트리아가 경제적·지정학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갈등의 시작

빈국제공항 주식회사는 이러한 오스트리아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항공승객과 물동량이 매년 6%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늦어도 2015년에는 새로운 활주로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빈공항 측이 1998년 제3활주로 건설을 포함한 빈공항 확장계획을 발표하면서 빈공항 갈등이 시작됐다.

빈공항 측은 “현재 2개의 활주로를 최대한 이용해도 시간당 72회가 최대 이·착륙 횟수”라며 “2015년에는 최소한 80회 이상의 이·착륙이 예상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공항 소음공해로 시달리고 있던 지역주민들은 “3활주로가 건설될 경우 기존의 항공소음을 악화시키고 지역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주민들은 활주로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주민연대를 구성해 조직적으로 저항했다.

빈공항 측은 활주로 예정지에 대한 과학적 타당성을 설명하고 항공기 소음 저감을 위한 보완대책을 수립해 주민 설득을 시도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이를 일종의 도발로 간주, 반대 운동은 점점 거세졌다.

◇제3자에 조정 역할 의뢰

빈공항 측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중립적인 제3자에게 조정 역할을 의뢰했다.

2000년 3월 ‘조정관’ 역으로 변호사 토머스 프라다(Thomas Prader)박사를 지명했고 프래더 박사는 다시 국제 공모를 통해 3명으로 구성된 조정팀을 구성, 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본격적인 조정에 돌입했다.

조정의 대상으로 3활주로 건설문제뿐만 아니라 현재의 항공기 소음 저감 대책도 포함시켜 협상에 추진력이 생기게 됐다.

‘누가 참여하며 어떤 문제로 논의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조정 포럼’을 구성하는 데에만 1년이 걸렸다. 이 1년 동안 참여그룹이 정당, 지역상공회의소, 지역 노동자대표, 주말농장 소유자연합 등 50개로 늘었으며, 이들과 약 60차례의 면담을 통해 이해와 신뢰를 쌓아갔다.

◇본격적인 갈등조정

논의의 우선 대상은 활주로 증설문제가 아닌 항공기 소음 저감 대책이었다.

조정 포럼에서 ‘소음분과’를 설치해 소음기준과 항공기의 착륙각도, 소음측정 계획 등을 심도깊게 논의하고 현장조사를 했다.

2002년 초까지는 3활주로 건설에 따른 경제적·사회적·생태적 측면을 중점적으로 고려했으며, 또 소음이나 배출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 평가기준을 마련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현재의 소음을 개선하는 대책을 제시하게 되고 공항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조정 결과, 빈공항 측은 제3활주로 증설과 관계 없이 20억 유로(2조6900억원 상당)를 투입해 현재의 항공소음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그 대안으로 인근 주민들의 주거지에는 방음창이 설치됐다.

특히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었던 심야 이·착륙 분야에 대한 합의 도출이 성사되면서 2005년 6월 22일 최종안이 체결됐다.

심야(밤 9시~오전 5시까지) 이·착륙을 금지하는 한편,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주거 밀집 지역을 피하는 방향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지금까지의 조정안 이행여부를 감독하고 향후 발생하는 새로운 갈등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빈공항 대화포럼’을 결성했다. 빈공항 갈등의 조정과정은 모두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빈공항 갈등이 주는 교훈

합의가 쉬운 부분과 어려운 부분을 나누어 조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으며, 피해 당사자들의 민감한 부분부터 풀어가는 것이 해법이라는 것이다. 활주로 확장 문제보다는 항공기 소음 저감 대책을 먼저 논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 성공요인인 것이다.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조정 과정을 쉽게 만들었다. 활주로 신설로 인한 경제적 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함으로써 타협이 이뤄졌다.

이해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갈등과 알력이 증폭되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프라다 박사는 조정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양자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도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조정안의 사후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사후관리시스템은 조정안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이해당사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갈등 해소 이후의 후유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타협을 서두르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한 교훈 중 하나이다. 빈공항 갈등의 조정은 준비과정을 포함해 5년이 걸렸다. 전원합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해 조정 마무리 이후의 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대승기자

paul338@knnews.co.kr



△1998년 활주로 증설 계획 발표

△2000년 1월 갈등조정포럼 구성·프라다 박사 조정관 지명

△2000년 3월 국제공모 통한 갈등조정팀 구성

△2001년 9월 갈등조정 대상 선정·운영위원회 구성

△2002년 갈등 조정 진행

△2003년 5월 부분적 합의 도출

△2005년 6월 22일 최종안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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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라다 빈공항 갈등 전문조정관

“주부의 말 한마디와 대통령 의견을 같은 비중으로 두고 논의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공항 주변 주민과 정부, 오스트리아 항공사와의 갈등을 ‘교과서’적으로 해결한 빈공항 대화포럼의 갈등 전문조정관이자 변호사인 프라다 박사(Dr. Thomas Prader)는 갈등 해소의 비법을 이같이 한마디로 요약했다.

프라다 박사는 “갈등문제를 푸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간의 믿음”이라며 “주민이 협상 장에서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협상에서 중요한 무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갈등해소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프라다 박사는 “처음엔 많은 토론을 했지만 믿음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아주 어려웠다”며 “협상은 심리적인 행위여서 서로에게 믿음이 형성되고 난 후부터는 굉장히 쉽게 진척됐다”고 협상 초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누가 토론에 참석할 것인지 결정하는데 1년이 걸렸으며 그 다음 1년간은 찬성·반대하는 사람들이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또 “주요 의제는 빈공항 활주로 확장이었지만 공해문제에 대해 먼저 토론했다”며 “활주로 문제는 3년이 지나서 협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갈등 해소란 여러가지 조건을 서로 조정해 가면서 이해관계를 맞춰가는 것”이라며 “이해당사자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 작업은 예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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