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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경남신문]③ 네덜란드 고속철도 건설 갈등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13
ㆍ조회: 12819  
[지역사회 갈등을 넘어...] ③ 네덜란드 고속철도 건설 갈등

반대여론 PKB(국민참여절차) 통해 합의도출

주민 참여 적극 유도…다양한 의견 수렴·반영

추가 공사비용 발생해도 설계 수정·보완 실행


네덜란드가 국책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갈등 해소를 위한 ‘국민참여절차(PKB)’라는 제도를 뒀다는 점이다.

특히 네덜란드 남부 고속철도를 건설하면서 이 국민참여절차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25%가 해수면 아래에 위치해 있다. 그러므로 바닷물로부터의 생존은 국민 공통의 목표였다. 물의 범람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둑을 쌓는 것은 그 어떤 개인 가치와 이익보다 중요했다.

이 같은 배경이 네덜란드가 국책사업을 시행할 때 국민들을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독특한 제도를 확립하게 됐다.



◆네덜란드 남부 고속철도 건설= 현재 네덜란드에는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로테르담을 거쳐 벨기에, 파리까지 시속 300㎞로 운행하는 네덜란드 남부 고속철도(HSL-Zuid:High Speed Line-South) 건설이 한창이다.

최초 논의의 시작에서 완공 시점까지 30년이 넘게 걸린 이 고속철은 올해 말 개통될 예정이다. 노선 설정 등 수많은 반대와 이견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네덜란드 정부는 985만유로(132억5810만원 상당)라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남부 고속철 개통을 토대로 또 하나의 교통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명실공히 유럽 최고의 복합 물류 국가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시민들의 반대와 추진과정= 남부고속철도 건설 사업은 지난 1973년 계획됐다. 그러나 당시 네덜란드 사회에 확산된 환경주의와 시민운동의 영향으로 중단됐다. 1983년 네덜란드 정부가 ‘1990년대 네덜란드의 교통과 운수에 관한 국가계획이라는 이름으로 PKB를 만들고 여기에 남부고속철 내용이 포함됐다.

범유럽 철도를 구축하기 위한 시대적인 요구가 계속 이어지면서 1991년 재추진됐으나 소음 공해와 토지 수용 문제 등으로 인해 반대 여론은 여전했다. 이에 정부는 PKB를 발표,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함으로써 그들의 의견이 고속철도 건설 계획에 반영되도록 했다.

91년부터 97년까지 사회합의와 내각 내 합의 등을 이루는 등 고속철도에 대한 국민참여절차가 진행됐다. 96년 하원에서 고속철도 건설 승인을 받고 건설 준비를 시작했으며, 99년 입찰, 2000년 착공해 올해 완공할 예정이다.

◆주요 쟁점= 주민들은 “일부 구간에서 기존의 철도를 이용하자”고 주장했고 네덜란드 정부는 처음 계획대로 ‘새로운 선로 건설’ 방침을 고수해 서로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흐룬하트 통과에 대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26차례의 정보공유회의와 10차례의 공청회를 개최해 관련 당사자들의 반응을 수렴했다. 정부는 공간계획회의와 인프라구축자문단, 여객운송자문단 등 정부내외의 전문가 집단들로부터 조언을 들었다.

주정부와 지방정부 등 행정 파트너와 자문회의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대학내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등 국민참여절차를 거쳤다.

이 과정을 거쳐 흐룬하트 지역은 자연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반대론자가 의견을 절충해 지하로 통과하기로 하는 합의에 이르렀다.

◆최종 사업안 도출= 마침내 97년 11월 상하원 승인을 받아 최종 노선이 정해졌다. 그리고 이 최종 노선은 또다시 상원 의회에 개진돼 6주간 의견을 수렴한 결과, 207건의 반대 의견을 접수, 이 가운데 22건을 반영해 최종 사업안을 작성했다.

또 정부는 이들 의견을 분석·정리해 수정 노선이 통과하는 지자체, 시민들과 참여과정을 거쳐 노선의 상세설계를 수정·보완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 4월 드디어 착공, 7년 만인 올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PKB의 성과= 가장 큰 성과는 암스테르담 남부 지역의 ‘흐룬하트(Groene Hart)’ 지역 노선을 지하터널 노선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 지역 농민들은 자신들의 땅을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팔아야 했기에 당초 계획에 반대했다.

특히 환경단체는 고속철이 흐룬하트를 통과할 경우 생태적·경관적 가치를 치명적으로 손상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정부는 반대의견을 받아들여 무려 10㎞에 이르는 흐룬하트 구간을 지하터널로 변경했다.


☞ PKB란 어떤 제도인가= PKB는 Planogische Kernbeslissing의 약어로 네덜란드 정부의 공식 영어명칭은 KPD(Key Planning Decision)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참여절차로 번역된다. 네덜란드는 국가의 도로사업이나 토지이용, 주택건설 등과 같이 공간계획에 관해 주요결정을 할 때 반드시 PKB라는 광범위한 보고서를 만들어 의회에 제출해야 하며, 국민 참여를 의무화하고 있다. PKB는 1~4단계로 나뉜다. 최종안은 정부관보에 게재함으로써 효력을 발휘하며, 시정부와 지방정부는 반드시 PKB를 이행해야만 한다.


[인터뷰] 프레드 베이저링 남부고속철도 공보담당관

“각계 생각 공유로 큰 성과 거둬”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연을 최대한 살리는데 초점을 뒀습니다.”

프레드 베이저링(Fred F.W. Beijerling.사진) 네덜란드 남부고속철도 공보담당관은 “고속철 사업 초기에 많은 반대가 있어 어려움이 컸다”며 “무조건 공사를 강행하기보다는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과 주관회사,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프레드 담당관은 “사업승인을 얻기까지 20여년이 걸렸으나 공사를 시행하면서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며 “공사중 합법적인 의견개진이 있으면 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변경에 따른 공사비 추가소요에 대해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먼저 듣고 공사를 했고,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많은 변경을 하지는 못하지만 대체 방안을 찾도록 노력했다”며 “처음 예산을 설정할 때 이같은 잠재적인 요인을 감안해 당초 예산보다 19% 정도 더 책정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프레드 공보관은 개인적인 보상에 대해 “개인적인 보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네덜란드=이대승기자 paul338@knnews.co.kr

※ 이 기사는 문화관광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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