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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청양신문] ③ 깊은 감정의 골, 주민 참여로 해결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13
ㆍ조회: 12788  
공동기획취재 : 지역사회 갈등과 대안마련 ③  
깊은 감정의 골, 주민 참여로 해결  


최택환 기자 thch@cynews.co.kr


글 싣는 순서
1.갈등해소가 사회 경쟁력이다.(독 일)
2.갈등해법 선진국서 배운다. (오스트리아)
3.지역갈등 이렇게 해소했다. (네덜란드)

고속철 사업기간 34년, 오는 연말 드디어 개통
국책사업 주민 참여제도 도입 폭넓은 의견 수렴
인구1600만, 국토 4만1528제곱킬로미터(경상도크기)의 작지만 강한 나라 네덜란드. 경제규모 세계15위를 자랑하는 네덜란드는 대외무역이 네덜란드 경제의 60%를 차지한다.
네덜란드 수출입 품목은 식품, 화훼, 화학제품, 기계류다. 이 중에는 네덜란드를 거쳐 수출되거나 네덜란드로 수입된 후 간단한 공정을 거쳐 다시 수출되는 품목도 많다. 네덜란드가 유럽의 관문, 물류 유통의 허브임을 증명한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는 물류와 수출 대국을 이루기 위해 34년 전인 1973년 고속철도 건설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스키폴 공항을 축으로 네덜란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암스테르탐, 로테르담, 헤이그, 유럽의 타도시와 단시간 내 도시간 접근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물류유통비용절감, 기회비용단축 등 네덜란드 경제를 견인할 성장 동력 사업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고속철 경제 성장 견인
네덜란드 고속철도는 암스테르담을 출발, 로테르담을 거쳐 벨기에, 파리 등 유럽 전 지역을 연결하는 대단위 국책사업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민원에 부딪치고 갈등과 반목으로 공사 중단, 재추진, 노선 변경, 등의 우려와 곡절을 겪으면서 34년간 추진한 공사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밀어붙이기식으로 단기간 내 끝내는 것이 보통이지만 네덜란드는 장기간 공사를 추진하면서 인근 주민 민원해소, 생태와 환경 보전 등 환경 창조 개념을 도입하여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하는 모범사례를 남겼다.
고속철도 사업 추진과정에서 집단 민원 등 이곳저곳에서 많은 갈등이 분출됐지만 이를 극복하고 사업을 완성하는 네덜란드인들의 지혜는 높이 살만하다.

암스테르담을 출발, 로테르담을 거쳐 벨기에~프랑스 파리까지 시속 300㎞로 운행하는 고속철도가 오는 연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네덜란드 남부 고속철(HSL-Zuid)'이 바로 그것이다. HSL은 고속철(High Speed Line)의 첫 글자이며, Zuid는 남쪽(South)을 뜻하는 독일어다.
네덜란드는 스키폴공항과 네덜란드 남쪽에 위치한 로테르담 항구를 중심으로 유럽 물류·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담당해 왔다.
시속 300킬로미터로 운행되는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네덜란드는 범 유럽 고속철 네트워크에 편입된다. 이는 네덜란드 경제성장을 주도할 또 하나의 교통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많은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고속철도사업은 지난 10월 완공됐으나 고속열차 운행은 하지 않고 있다. 완벽을 위해서다. 하지만 이 고속철도사업이 완공되기 까지 간단치 않은 역사가 있다.
최초 사업계획이 발표된 지 34년이 결렸고 지난 91년 재추 공포부터는 16년이 소요됐다.
이같이 공사기간이 많이 소요된데는 사업 규모나 공사의 어려움 보다는 수많은 민원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연히 공사는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부와 공사 업체는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노선 및 설계 변경 등을 통해 합의 과정을 거쳤다.

주민 참여형 국책사업 유렵서 주목
이 사업은 주민 참여의 전형을 보여 준 사례로 유럽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73년 이 사업이 계획됐으나 당시 네덜란드 사회에 확산된 환경주의와 시민운동 영향으로 반대에 부딪쳐 중단됐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1991년 사업을 재추진 했으나 반대 여론이 여전히 높아지자  재추진 과정에 주민참여를 위해 KPD(Key Planning Decision)를 의무화한 것이 고속철도 건설의 실마리를 푸는 단초가 됐다.
KPD는 고속철도 공사 때문에  영향을 받는 지역주민, 이해관계자 및 집단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창구이다.
네덜란드는 주요 국책사업을 추진할 때 KPD를 의무화하고 있다. 주민참여 제도인 KPD의 가장 큰 성과는 ‘흐룬하트' 지역을 지하터널로 변경한 것이다.
환경단체는 고속철이 흐룬하트를 통과할 경우 생태적·경관적 가치를 치명적으로 손상시킬 것이라며 반대했다.

정부는 반대의견을 받아들여 무려 10㎞에 달하는 이 구간을 지하터널로 변경했다. 공사비도 세배 이상 증액됐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으로 남부 고속철은 다양한 구조물과 선형을 갖게 됐다. 일부는 브리지, 일부는 지하 터널, 일부는 평면 노선 등이다.  
이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공사비가 20% 이상 늘고 공사기간도 16년 가까이 소요됐으나  네덜란드는 시민참여를 통해 건설된 남부 고속철사업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최초 사업 추진 단계에서부터  완공까지 30년 이상이  소요된 이 사업은 노선 선정 및 시공 방법을 둘러싸고 수많은 반대와 이견, 그리고 합의과정을 거쳐야 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수많은 민원에 부딪친 고속철사업을 계기로  대규모 국책사업의 상당수는 예산집행과 진행상황을 의회가 체계적·정기적·합법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대형사업법안'을 제정하고 지난 1991년 재추진을 발표한다.

그러나 네덜란드 정부의 이 같은 재추진 발표에 대해 시민과 전문가들이 반대하자 네덜란드 정부는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3년 후인  1994년 보완 수정된 KPD를 내 놓는다. 지난 1991년 재추진 발표와 가장 큰 차이점은 로테르담 남부를 관통하는 노선을 북부로 변경한 것. 이처럼 수정된 안을 놓고 주민 공청회, 전문가와 관계기관 자문 등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마침내 지난 97년 네덜란드 상하원  승인을 받아 최종 노선이 공개됐다.
최종 노선에 대해서도 6주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치는 동안 제기된 갈등해소를 위해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분석, 정리하여 수정 보완한 노선을 확정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0년 드디어 사업을 착공, 7년만인 올해 10월 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완공하고 오는 12월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터뷰: 홍보담당 프레드씨

“사업비가 증액돼도 환경을 중요시 했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살리는 게 중요했다. 너무 많은 의견을 수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고속철도를 건설하지 않는 것보단 주민의견을 반영해 건설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프레드씨는 “극단적 반대는 없었다. 모두들 고속철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이로 인한 이익도 인식했다. 다만, 통과 구간을 브리지 또는 지하터널로 할지 사소한 조정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최종 노선안 확정에 앞서 상원 의회에 제시된 200여 의견 가운데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20여건을 수정 설계안에 반영시키는 등 의견 수렴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최적 안을 이뤄내려는 노력이 합의에 도달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회고했다.
프레드씨는 의견수렴 과정에서 공사비가 증액되는 것과 관련 “착공 이후 또 다른 의견이 제시될 것에 대비해 애초 예산을 수립할 때 잠재적 요인을 감안해 20% 이상 여유 있게 책정함으로써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레드씨는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접한 지자체간 갈등도 적지 않았지만 중앙정부가 적극 개입해 갈등을 조정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지자체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해당 부처 장관이 직권 조정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지하터널 공사에 대해 프레드씨는 “예산증가 및 시공 과정에서 위험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경관 및 생태보호를 위해 지하터널 공사는 바람직했다. 최고 35미터까지 굴착해 우려되는 지반침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취재단>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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