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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담양주간신문] ‘수업료’ (2부)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13
ㆍ조회: 7483  
‘수업료’ (2부)


다른 나라에선 어떻게 하나

아무튼 삼다리 모텔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물밑작업은 계속 되고 있다. 군수의 입김이 통했는지 “설계변경했다”고 건축주가 찾아왔으나 오히려 ‘긁어 부스럼’만 냈을 뿐 이렇다 할 해결책은 없다.
‘초등학교 1학년 학예회’ 수준보다 못한 ‘삼다리 모텔 사건’은 ‘수업료’라 생각하고 이쯤에서 눈을 돌리자. 유럽 쪽에선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훔볼트 대학교 전경. 남미대륙을 처음 발견한 훔볼트 형제가 대학을 설립한지 20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분단 전엔 독일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학이었으나 동독지배 하에서 교명(校名)이 바뀌는 등 시련을 겪다 통일을 맞아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사진에 보이는 동상은 동생인 빌헬름 폰 훔볼트)


독일 홈볼트大 법학전문연구소-조정전문가들의 ‘인큐베이터’

13시간을 날아 도착한 곳은 독일 훔볼트대학교. 동서남북 154km가 평야인 독일 베를린에 있는 이 대학은 舊동베를린에 자리했던 이유인지 아직 때를 덜 벗은 모습이다.
그런데 이 갈등조정전문가를 양성하는 법학전문연구소 설립이 특이하다. 이 연구소 및 법학과 내 전문가양성 과정을 대학이 만든 것이 아니라 몇개의 대형 변호사사무실이 갹출해 1997년 설립했다 한다.
독일은 현재 로스쿨체제이므로 법학과를 졸업한다는 것은 일단 법조인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과정을 마치고 시험에 통과한 로스쿨 출신들에게 ‘현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능력 중 하나가 ‘갈등중재’능력인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여기까지 봐선 대형로펌이 돈을 들여 로스쿨과정에 끼워 넣을 정도의 것이라면 법조현장에서의 중재자역할은 ‘목수와 톱’의 관계일 것이고 독일도 사람 사는 곳이라 중재할 일도 많고 또 그만큼 법적문제로 커지지 전에 ‘중재의 선’에서 마무리 짓는 일이 많다는 반증일 게다.
우리나라도 현재 민사나 형사에서 재판 전 조정권고를 통해 되도록 양 당사자 간의 ‘화해’를 유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판사의 판단으로 조정여부를 결정한다는 점, 전문중재자가 없다는 점에서 ‘전문중재자’를 키우고 있는 독일보다는 분명 한걸음 뒤쳐져있다.


“중요한 것은 이론과 현실을 결합하는 것”



훔볼트大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교육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책임자인 슈미트 학과장은 자리하지 못하고 조교인 아르노 아이센(Arno eisen. 사진)이 대신했다.
“우리 대학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이론과 실기의 접목이다. 교수뿐 아니라 현장법률전문가, 전문직종의 강사를 초빙해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그들을 통해 실습을 보내고 있다. 이로써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다루게 하고 있으며 수업은 모두 케이스(사례)해결방식으로 구성된다.”
아르노 조교의 설명에 의하면 조정전문가과정은 2개의 코스가 있다. 하나는 학부에서 정규커리큘럼으로 실시하는 코스고 또 하나는 ‘분쟁해결에 관한 국제여름학교’라고 해서 조정과 중재에 관심이 있고 요구하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들을 수 있게 한 과정이다. 이 과정은 영어로 진행돼 전세계에서 찾아 들고 있으며 교육생 중엔 한국인도 한 명 있었다고 한다.

이 국제여름학교의 기능은 협상 중재인을 단기간 내 양성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1주일에 40시간 정도의 수업을 운영, 수료증을 받으면 중재인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평균 120명 정도 참여한다. 작년엔 32개 분과에서 참여했다.

로스쿨과정의 학부학생들은 ‘법률학도 과정(Courses for law students)’을 거치게 된다. 이 코스는 기본 3법(민법, 행정법, 형법) 시험을 통과한 합격자에게 제공되며 법무법인 사무실 전문가들도 1주일 코스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아르노 조교는 “조정관은 누구나 될 수 있으나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며 “프랑크푸르트 포스트그레이드 등지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독일조정관 협회의 규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독일조정관 협회는 조정관이 되기 위해선 먼저 4년제대학졸업자, 전문직 경험 3년, 전문가 훈련 200시간 이수한 자, 4개의 조정관 활동 등의 전제 조건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하며 “자격조건은 경제조정인 협회에서 발행하는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노는 “현재 독일에서의 조정활동은 2002년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연간 2000~2500 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건 당사자가 밝히기를 꺼려해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 어렵고 이와 함께 조정관의 수도 파악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론 2000명에서 4000명까지 본다”고 추산했다.
독일 16개주 가운데 9개주는 일정사안에 대해 법으로 재판에 이르기 전 조정관을 통해 해결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 일정사안은 750유로이하의 분쟁, 개인의 명예, 이웃 간의 분쟁 등으로 이는 ‘조정전치주의’이다. 즉 조정으로 해결이 되든 안 되든 일단 조정을 거쳐 조정관이 입회한 가운데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법원의 판결부담을 덜어주고 당사자 간의 해결이라는 점에서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조정전치주의’까지는 아니나 ‘당사자 간 합의’가 판사의 판결보다 나을 것으로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선 판사가 조정절차를 밟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조정률’이 가장 높은 곳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조정전문가가 아닌 일반인 중 ‘덕망있는 사람’을 조정관으로 한다는 점, 판사의 판단에 의해 조정여부가 엇갈리는 점이 크게 다르다.
아르노 조교의 브리핑이 끝나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아직 학생신분이라 사회전반의 내용은 알지 못했으나 학과과정에 대해선 전문가였다.





▲방문일에는 마침 신학기를 맞아 벼룩시장이 열렸으며 신입생을 위한 보험상품을 비롯해 각종 아르바이트알선 등 다양한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독일 내에 훔볼트大와 상공회의소, 비아트리나에서 운영하는 조정전문가양성과정이외에 정부나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과정이 있는가?
독일 상의에서 명망있는 코스를 제공한다. 그 외 기관이나 단체에서는 운영의 어려움이 있어 개설이 어렵다.
▲조정관 코스가 철저히 관리되고 있나?
철저의 여부는 여기서 논할 것이 아니다. 미국과 비교해 (미국의 중재인 또는 조정관은 약 5만명에 이른다) 중재인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것은 아니며 아직 초보단계이다. 그 이유는 독일의 재판 기간이 미국보다 훨씬 짧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독일에서 현재 중재인의 위치가 과소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정 실적은 어느 정도?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당사자들은 개인의 사안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나온 게 없다. 50~7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70%정도 우리나라에선 형사에서 60%정도의 조정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조정관은 어떻게 배정되며 생활은 어떻나?
독일의 조정인 시장은 너무 좁아 특수직으로 삼기엔 불가능하다. 그러나 시장이 좁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변호사를 하면서 조정관 역할을 할 수 있다.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많다. 보수는 얼마다 말할 수 없지만 생활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조정관이 단체나 협회에 소속되어 있다. 조정관으로의 참여는 법원이 지명하며 유명인사이거나 자격을 가지고 활동하다 퇴임한 사람, 당사자들이 원하는 사람 등이 유리할 것이다. 처음 하는 사람 가운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은 힘들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을 원하므로 어떤 방법이든 조정관 자신의 이름을 알려야 한다.
▲조정이 실패했을 경우?
물론 재판으로 간다. 하지만 당사자는 재판을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조정이 이뤄졌을 때 법적 효력은?
중재인 입회하 합의가 이뤄졌을 때 합의문을 작성한 후 상호서명하게 된다. 사후 안정을 위해 반드시 법원에서 공증을 받으며 이는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조정인의 자세는?
조정관은 항상 양당사자의 말을 동등하게 듣고 상담하고 해결점을 제시하거나 상대방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하며 해결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방안은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지만 협회에서 행동지침을 시달,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간 등의 공공분쟁 사례는 있는가?
독일의 경우 지역 분쟁에서 법원이 조정인을 파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직까지 조정인을 파견할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개인의 조정문제였다. 공공분쟁에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인출신이다. 이들이 자격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나 사안자체가 상당부분 정치적인 측면이 강하다.
▲과정을 개설하게 된 계기?
로스쿨 졸업자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은 판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90%이상이 변호사로 개업하거나 기업체에서 활동한다. 판사임용률은 10%미만이다. 그러나 로스쿨과정은 ‘판사만들기’에 편중돼 있었다. 그래서 밥학부 내에 실제적이고 다양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것이 이 조정전문가 과정이며 이것의 큰틀은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중재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조정관 제도를 이용하지 않은 주는?
베를린이 하지 않는데 그 주의 경우 이미 조정관의 기능을 수행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며 다른 주도 비슷하다.
▲조정관 관리시스템?
조정인 협회가 활동하고 있으나 감사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고 운영차원이다. 아직 직업자체가 사회적으로 뿌리를 내린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구속력이나 재제력을 가지고 있진 않다.
▲학부과정을 자세히 말해달라.(독일은 로스쿨체제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입학한 학생들은 처음 법률기초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1차 시험으로 기본 3법인 민법 형법 행정법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합격해야 다음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 보통 시험에 합격하는 때는 8~10학기인데 이때부턴 전문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이 조정전문가과정은 전문과목 커리큘럼에 속한다.
보통 수업은 1주일에 2시간이며 중간시험에 합격하면 6시간으로 늘어나 심화학습에 돌입한다.



“저도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만…”

독일도 우리처럼 조종에 관한 일반법은 없다. 따라서 그들도 우리처럼 일단 고소·고발이 돼야 절차가 진행된다. 독일에 미안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도 독일에서 시행하고 있는 많은 것을 ‘같진 않지만 거의’ 시행하고 있다.  단, 독일이 우리와 다른 점은 이들은 대안적인 문제해결방법(ADR, 즉 협상이나 사회적 합의, 조정이나 중재)에 대해 명확히 개념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률에 의한 해결’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인적요소’를 배양하고 있다.

다시 말해 판사가 “두 분 ‘화해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해서 2주후에 법원 몇층에 있는 화해조정실에 갔더니 보기 싫은 상대방 얼굴 한 번 더 봐야하고 성형외과 의사라는 분이 조정위원이라고 나왔는데 “저도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만…”하면서 시작한다면 조정이 되고 중재가 되겠는가.
우리도 수업료를 냈으니 독일처럼 ‘조정전문가’를 만들자./서영준 記者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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