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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청양신문] ② 이해집단간 신뢰구축이 갈등해결 실마리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13
ㆍ조회: 10177  
공동기획취재 : 지역사회 갈등과 대안마련 ②  
이해집단간 신뢰구축이 갈등해결 실마리  


최택환 기자 thch@cynews.co.kr



글 싣는 순서
1.갈등해소가 사회 경쟁력이다.(독일)
2.갈등해법 선진국서 배운다. (오스트리아)
3.지역갈등 이렇게 해소했다. (네덜란드)

항공 소음 저감 위해 인근 주민 방음창 보급
오래전부터 민주주의가 성숙돼 토론 문화가 발달한 유럽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조정하는데 우리나라 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 사회적 갈등해소를 위한 제도 도입과 함께 공공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이해 집단들이 목소리를 낮추고 토론을 통해 합의 조정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성숙된 시민의식은 바로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받을만 하다.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국책사업 등을 시행하는 과정에서부터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민을 적극 참여시키는 한편 법률과 조례로 보장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는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갈등관리연구소(베르그 호프)와 베를린 중심부에 자리 잡은 훔볼트대학에서 석사 과정으로 갈등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는 전문 조정관을 통해 집단 민원 등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국책 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주민 참여를 의무화하고 있는 네덜란드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준비모임부터 최종 합의까지 5년
항공노선이 거미줄처럼 연결되고 항공 이용객이 폭주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 공항 증설과정에서  빚어진 집단 민원의 갈등 조정은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례로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 확충공사 (활주로 증설)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조정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준비 모임에서부터 최종 합의까지 5년이 소요됐다.
지난 1998년 활주로 증설을 포함한 확장계획이 발표되고 조정관 위임, 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2003년 5월 합의를 이끌어내 현재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갈등 조정에 참여한 이해 관계자 집단만 해도 56개에 달할 만큼 극심한 갈등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합의 도출에 이르기까지 5년이라는 세월이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은 우리가 배워야 할 대목이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을 이해 관계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선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학습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선을 찾기 위한 노력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가 경쟁력을 키운다는 선진 시민의식이 바탕에 깔려있는데서 기인한다.
   

▲ 갈등조정준비모임에서부터 최종합의까지 5년이 걸린 오스트리아 빈국제공항이 활주로 공사를 앞두고 있다.

지자체사업이나 국책사업 추진을 놓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 우리나라 현실에 비춰볼 때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0월 18일 찾아간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은 확장 공사로 인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갈등의 논란이 된 활주로 증설 공사는 시작하지 않았으나 부대시설( 항공기 도킹장) 공사로 타워크레인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오스트리아는 지정학적으로 유렵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교통의 요충지로 꼽힌다.
이 같은 장점으로 인해 오스트리아는  해마다 항공이용객은 물론 물동량이 급 신장하면서 활주로 증설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2개의 활주로로는 포화상태에 이른다고 판단하고 빈 국제공항에 1개의 활주로를 증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오스트리아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인근 지역주민들은 항공소음 증가가 우려된다며 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적으로 반대했다.
정부는 활주로 증설에 따른 경제적 이익 효과를 제시하고  항공기로 인한 각종 소음저감 대책을 밝혔지만 이해 집단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빈 공항 측에서는 결국 계획발표 2년 후인 지난 2000년 활주로 신설 및 소음문제에 관한 ‘조정’을 제3자에 의뢰하면서 해결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갈등 조정관 국제 공모 통해 발탁
조정자는 국제 공모를 통해 발탁했다. 우리와는 상상할 수 없는 아이디어다.
국제 공모를 통해 조정관으로 발탁된 인물은 변호사 프레더(Prader)씨.
프레더씨와 함께 3명으로 구성된 조정팀은 활주로 증설뿐만 아니라 항공기 소음저감 대책을 위한 조정에 돌입했다. 56개에 달하는 이해 집단 등 반대자들이 협상 창구에 나올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해 준 셈이다. 협상 준비과정을 거치는 동안 56개 이해 집단 각 그룹 대표는 최종의사결정기구인 ‘조정 포럼’ 구성에 합의했다.
오스트리아 빈 공항 갈등 조정은 여기서부터 빛을 발한다. 협상 테이블에 나온 이해 당사자 대표들은 약 100여 차례에 걸친 면담과 협상을 통해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이해의 시간을 가졌다. 대화 초기에는 소음공해나 활주로 증설은 논의 주제에 포함하지 않고  갈등 조정 대상, 참여 당사자, 조정 구조, 비용 부담 등이 주요 의제였다.
이 과정에 1년이 걸렸다. 잦은 만남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상호 믿음이 형성됨으로써 조정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됐다. 조정은 항공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 경제적 가치,  생태 환경 등으로 나누어 추진됐다.
2001년도에는 시민연대, 빈 공항주식회사, 지자체단체장, 주정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추가 설치됐다. 빈 국제공항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다.
2002년까지의 조정 작업은 생태, 경제, 사회 측면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집중 논의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소음방지, 보상, 소득변화, 관광산업,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사회적 측면에서는 인구변화, 정주권, 지역적 편차, 건강, 생태 환경 측면에서는 쓰레기, 지하수, 에너지 사용량, 토지이용, 토착생물 및 기후변화, 오염물질 배출, 소음, 교통 분산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를 통해 현재 발생되고 있는 항공기 소음 저감 대책이 제시되고  제3활주로 증설 여부가 논의됐다.
논의 결과는 제3활주로 증설과 관계없이 현재의 항공소음 문제 해결이 선결 과제로 또 다시 제기되고 계획보다 조정 기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조정 포럼은 2002년 11월 분과를 해체, 쟁점별 갈등 조정반하고 운영위원회 권한을 대폭 확대하여  모든 의사결정권을 위임함으로써 조정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마지막 난제였던 심야 이·착륙 분야에 대한 합의 도출이 성사되면서 2005년 6월22일 최종안이 체결됐다.  5년간에 걸친 준비 모임과 사업 계획 발표부터 7년이라는 긴 항해 끝에 얻은 소중한 결과였다.

새로운 문제 해소 위해 대화포럼 결성
조정안은 2007년부터 심야 이·착륙 횟수를 줄이고 특정한 방향의 심야 이·착륙을 금지했다. 또 인근 주택에 대한 방음시설, 승객 1인당 20센트의 환경기금을 조성해 75%는 지역발전, 25%는 항공소음 관련 연구에 사용하도록 합의했다. 환경기금 사용 여부는 빈 공항주식회사와 지자체, 시민단체가 공동 결정한다. 이와 함께 조정 내용 이행을 감독하고 향후 발생하는 새로운 갈등을 처리하기 위해 ‘빈 공항 대화 포럼’이 결성됐다.
이러한 빈 국제공항 조정 사례는 오랜 시간을 갖고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착공 전에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추가를 줄이려는 오스트리아의 성숙된 시민의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빈 공항 갈등조정 일지>
- 98년 활주로 증설 포함한 확장 계획 발표
- 2000년 1월 갈등조정포럼 구성 및 프레더 변호사에 위임
- 2000년 3월 국제공모 통해 갈등조정팀 구성 및 조정협약 체결
- 2001년 9월 갈등 조정대상 선정 및 운영위원회 추가 설치
- 2002년 갈등조정 진행
- 2003년 5월 부분적 합의 도출
- 2005년 6월 22일 최종안 체결

인터뷰: 프레더 변호사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갈등 해소한다”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는 찬성의 입장과 소음공해를 주장하는 반대자들이 서로를 인정하는 단계가 필요했다. 서로를 인정하게 하는 준비과정에 1년여가 소요됐다. 이 단계가 중요하다.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시간을 통해 믿음이 형성된다. 협상은 심리적 행위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형성되면 갈등 해소는 쉽다."
빈 공항 갈등 조정을 주도한 프레더 변호사는 “갈등 해소란 여러 분야의 조건을 조정하면서 이해관계를 맞춰가는 과정"이라면서 “공항 주변 주부 1명의 목소리는 공항 및 주정부 관계자 의견과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주민들은 정부를 신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 과정에서 설계안이 수정되고, 비용(2억 유로)과 시간(5년)이 증가됐다. 처음에 1년 만에 끝내려고 했는데 5년이 걸렸다. 길어질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길어질 줄은 누구도 몰랐다. 심야 비행여부도 최근에야 최종 결정됐다. 활주로를 증설하되 야간비행은 금지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효과도 중요하지만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시민 권리도 중요하다는 의미이다"고 덧붙였다.
프레더 변호사는 “이행 당사자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해야 하는지가 과제였으나 그룹을 형성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책자와 정보지를 발간해 각 가정에 발송하는 등 정보를 공유하고 이해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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