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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충청리뷰] '최대한 참여, 합의는 만장일치제로’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13
ㆍ조회: 11110  
[지자체 공공사업 갈등 해법은?]'최대한 참여, 합의는 만장일치제로’  
오스트리아 빈공항 증설사업 갈등조정 모범사례 평가
2015년 완공목표, 98년 발표해 5년간 조정포럼 운영

2007년 11월 07일 (수) 17:27:56 권혁상 기자  jakal40@hanmail.net  


<연재 순서>
1.대립과 갈등 넘어선 시화호의 희망보고서
2.독일의 갈등조정인 양성과 빈공항 조정사례
3.네덜란드 고속철도 건설사례와 지역 갈등 해결방안

지난 10월중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해외공동취재단은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공공사업 갈등 조정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빈공항을 취재했다. 활주로 증설계획을 수립하면서 인접 지역 주민들과 5년에 걸친 대화끝에 최종합의를 이뤄냈다. 빈국제 공항 주식회사는 항공승객 및 물동량이 매년 6%정도 증가함에 따라 늦어도 2015년에는 새로운 제3의 활주로가 필요함을 느끼고 1998년 제3활주로 건설계획을 발표하게 된다.

하지만 항공소음을 겪어온 지역 주민들은 경제적 효과나 소음저감 대책에도 불구하고 거세게 반대했다. 결국 빈 공항주식회사는 2000년 3월 활주로 신설에 따른 이해갈등의 조정을 제3자에게 의뢰키로 했다. 마침내 조정역을 맡게 될 제3자를 국제공모했고 현직 변호사인 프레더씨(Prader) 등 3명을 선정됐다.

프레더씨의 조정팀은 활주로 증설 뿐만 아니라 항공기 소음저감대책도 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반대주민들의 1차적 요구사항에 대해 전향적으로 문호를 열어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낸 것이다. 또한 빈공항 주식회사와 인근 지자체, 시민연대, 지역상공회의소, 지역노동자대표, 주말농장주연합 등 총 56개 단체로 모임을 구성하고 이 그룹 대표들로 조정의 최종의사결정기구인 조정포럼을 구성했다.

분과토론 부족하면 작업반 편성
이해 당사자들은 약 60여차례 면담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충분하게 전달했다. 소음공해나 활주로 증설문제는 젖혀놓은채 1년간 조정 대상, 참여 당사자, 조정 구조, 비용 부담 등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현안을 접어둔 이같은 사전만남은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조정과정을 주도한 프레더 변호사는 “조정 대상이 무엇이며, 누가 어떤 일을 맡을지에 대해서만 토론했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쉽게 무너지듯 이해 관계자간 신뢰 구축은 원활한 조정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마침내 2001년 3월 모든 참여자들의 합의하에 조정협약이 체결돼 본격적인 조정작업이 시작됐다. 실제 조정은 소음, 발전 시나리오, 생태, 여론활동 등 4개 분과로 나누어 추진됐다. 또한 각 분과는 특정주제에 대해 작업반을 운영했는데 예를 들어 소음분과에서는 소음기준, 착륙각도, 측정계획을 주제로 한 작업반이 구성됐다.

또한 시민연대, 빈 공항주식회사, 지자체단체장, 주정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추가 설치됐다. 운영위원회는 프라더씨가 위원장을 맡아 개별 분과 및 작업반의 작업을 조정하고 매끄럽게 운영하도록 역할했다. 2002년 초반까지 작업은 지속가능 발전을 전제로 한 생태, 경제, 사회 3가지 측면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집중 논의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소음방지, 보상, 세수, 소득변화, 관광산업,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사회적 측면에서는 인구변화, 거주 구조, 지역적 편차, 건강 △생태적 측면에서는 쓰레기, 지하수, 에너지 사용량, 토지이용, 토착생물 및 기후변화, 오염물질 배출, 소음, 교통분산 등이 거론됐다.

 
166회 회의내용 인터넷 즉시 공개
이에 따라 현재 소음상황 개선책이 제시되고 제3 활주로 증설 여부가 논의됐다. 조정 결과 제3활주로 증설과 관계없이 현재의 항공소음 문제 해결이 선결 과제로 제시됐다. 계획보다 조정 기간이 길어지자 조정 포럼은 2002년 11월 분과를 해체하고 작업반을 쟁점별로 구성하게 된다. 또 운영위원회 권한을 확대하고 모든 의사결정권을 위임함으로써 조정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당시 목표는 2003년 가을까지 조정을 종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활주로 증설과 관련된 구체적 대안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시한을 넘기게 됐다.

2004년 여름 무렵 대부분의 쟁점분야(환경펀드 조성, 소음감소의 기술적인 방안, 허용소음 기준 등)에 기본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마직막으로 2005년 6월22일 심야 이·착륙 분야에 대한 합의 도출이 성사되면서 최종안이 체결됐다. 조정포럼이 구성된 지 4년, 사업 계획 발표부터 7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결론을 얻게 된 것이다. 최종 조정안에서는 2007년 시점부터 심야 이·착륙 횟수를 줄이고 특정한 방향의 심야 이·착륙을 금지했다. 또 인근 주택에 대한 방음시설, 승객당 20센트의 환경기금을 조성해 75%는 지역발전, 25%는 항공소음 관련 연구에 사용하도록 합의했다. 환경기금 사용 여부는 빈 공항주식회사와 지자체, 시민단체가 공동 결정하기로 했다.

사후 검증위해 ‘대화포럼’ 구성
아울러 조정 내용 이행을 감독하고 향후 발생하는 새로운 갈등을 처리하기 위해 ‘빈공항 대화 포럼’이 결성됐다. 빈공항 갈등의 조정과정은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또한 이해관계인 등에게 1년에 2~3회씩 뉴스레터를 발송해 일반 주민들의 소외감을 최소화시켰다.

비선호시설에 대한 공공-민간부문의 마찰이 심각한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빈공항 갈등해결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빈 공항 환경갈등 조정’ 논문을 발표한 이창훈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4가지 시사점을 강조했다. 첫째, 합의가 쉬운 부분과 어려운 부분을 나누어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항공기소음대책을 활주로추가신설 문제와 독립적으로 우선처리함으로써 상호신뢰 형성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둘째, 충분한 토론과 검증을 위해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공식적인 대화기구인 조정포럼을 구성하고도 4년여에 걸쳐 논의를 거듭했고 마침내 최종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이해당사자를 최대한 참여시켜 전원합의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상생의 결론을 도출했다. 우리의 현실에서는 공공기관에서도 최소한 사업착수 5년이전부터 계획을 공개하고 토론과 합의를 거치야 한다.

셋째,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조정과정을 용이하게 한다. 환경기금 조성 등 공항증설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지역사회로 환원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조정안의 사후관리도 철저해야 한다. 빈공항 ‘대화포럼’같은 사후관리시스템은 참여집단의 심리적 지지도를 높여 향후 불특정하게 발생할 수 있는 갈등사안에 대해 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안정장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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