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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민중의 소리 긴급 좌담회2]정당민주주의로 돌아가자는 것은 해법 아니다  
작성자 rosa
작성일 2008/06/13
ㆍ조회: 6234  
정당민주주의로 돌아가자는 것은 해법 아니다

[긴급좌담] 촛불시위의 의미와 전망②
이정무 기자jmlee@voiceofpeople.org

민중의소리: 너무 재미있게 말씀을 하셔서 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지금은 다들 기분이 좋지만 사실 석달 전만 해도 여기 계신 분들 모두가 울상이었다. 도대체 지난 백일간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박래군: 진짜 우울했었다. 총선 거치면서 무력감도 들고. 이명박 정권이 온갖 정책을 내미는 데 그게 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키는 것이었다. 어디서 어떻게 방어선을 쳐야하는 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갑자기 촛불이 나타났다. 지금 광우병 문제가 일종의 방파제가 된 셈이다. 대운하도 그렇고 공기업 민영화도 그렇고...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다 여기서 막혀있는 셈이다.


이해영: 지금이 6공화국이다. 1987년 이후 정치체제가 그대로 이어져 온 거다. 그러나 몇 년전 탄핵과정에서도 드러났던 것처럼, 이번 촛불 과정에서도 6공이라는 낡은 공화국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지금 광화문에서는 새로운 주권자가 탄생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국회 의석 3백석 중에서 보수가 290석이다. 민주당은 사실상 ‘호남 한나라당’이 되었다. 한나라당과 ‘호남 한나라당’, 여기에 몇 개 이상한 정당이 섞여서 290석을 채웠다. 이 틀에서 정치권은 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그 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금같은 조건에서 직접 행동에 나서는 방식을 빼면, ‘피플(people)’은 어디가서 자신의 문제를 호소하겠는가? 국회, 청와대 모두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플’은 스스로 답을 찾아냈다. 촛불이 가진 중요한 의미가 이것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쇠고기 문제가 나왔다. 정부의 논리는 한마디로 어줍잖았다. 네티즌들이 여기저기서 놀라운 사실과 논리를 찾아냈다. 나도 몰랐던 정부 논리의 약점을 사정없이 까발리는데... 나도 정말 놀랐다. 대충 하다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에 선) 우리도 뼈도 못추릴 상황이다.

‘피플’은 스스로 답을 찾아냈다

박태순: 어떤 면에서 보면 역사의 거스를 수 없는 지점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비유로 말하자면 청동기시대로부터 철기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세대가 오프라인으로 논의하고 의사결정하는 세력과 부딪혔다. 오프라인에서 생기기 쉬운 수직적 논의가 이명박 정권의 특징이다. 이미 노무현 정부의 탄생, 2004년 탄핵에서 온라인의 힘을 봤다. 그러나 과거에 단일이슈를 가지고 집중했다면, 이번엔 쇠고기 수입반대로 시작했지만 들불처럼 확산되면서 다양한 이슈가 결합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촛불 시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2002년의 미선,효순 추모 촛불, 다음은 2004년의 탄핵반대 촛불. 두 번 모두 선거를 조금 앞두고 벌어졌고 선거결과에서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대선과 총선이라는 양대 선거가 모두 끝난 상황이다. 사실 며칠 되지도 않았다. 즉 이번 시위의 요구사항이 제도권으로 흡수될 계기가 없다는 것이다.

이해영: 참여정부때 보수가 정부를 공격할 때 ‘무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보수가 더 무능함이 드러났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정부가 갈수록 더 무능해지는 셈이다. 쇠고기 검역 고시 하나 가지고 정권이 자빠질 정도라는 건 이 정부가 완전히 아마추어라는 걸 말해준다. 모멸감을 느낀다. 창피하다 이게 뭐냐 도대체...
대중들은 광장에 모이면서, 촛불을 들면서, 어떤 의미에서 모멸감을 ‘드러냄으로써 풀어낸’ 것 같다. 그렇지만 정권은, 그리고 정치권은 어찌할 건가. 둘 다 임기가 ‘만땅’ 남은 상태다.

민중의소리: 일각에선 ‘정당민주주의’의 강화를 주장한다. 어떻게든 정당을 살려야 지금의 열정이 흡수될 수 있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뜻인 것 같다.

박태순: 기존의 위계적 시스템과 ‘세력’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과 지금 등장하고 있는 개인이 주체가 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 사이에 긴장이 있다. 촛불집회 이후를 생각해 보면 오프라인에 익숙한 사람들은 ‘앞으로도 사람들이 이렇게 모일까’라는 차원에서 고민을 할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에 중심이 있는) 사람들은 그런 문제를 생각하지 않는다. 온라인은 살아있고, 놀이 공간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는 그 속에서 논의를 하고 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라는 거다.

박래군: 이명박 대통령이 ‘초 사준 사람을 찾아와라’, ‘배후를 밝히라’고 한 것은 그런 기존의 사고방식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미 촛불이 켜지고 한 달이 지났을 때였는데도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바닥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박태순: 정부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저 몇 명이 모였나, 지도부, 배후가 있나만 연구한다. ‘세력’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다수가 개인으로 서서, 의사소통을 하면서 이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해영: 우리도 이해를 못하는 데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게 이해를 하겠어(일동 웃음)
이명박 정부가 5년이나 남았는데 제도 정치권은 거의 무력화되었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다. 결국 ‘피플 대 이명박’의 관계가 된 것이다. 피플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자신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대표할 것인가. 직접 민주주의적인 방법밖에 없게 된 것이다. 제도화된 정당제도를 통해 문제해결을 해야 된다는 말은 이번엔 ‘검토 후 폐기’됐다. 아무도 그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럼 정당말고 뭐냐? 이게 문제다.

박래군: 1987년 6월항쟁의 경우에는 항쟁을 정치적 성과로 흡수할 낱알이 있었다. 대중단체 쪽에선 지도자도 있었고, 당시 야당은 양김이라는 지도자가 있었다. 지금은 없다. 진보정당은 겨우 다섯 석이다.
1987년이든 2008년이든 이건 ‘광장의 정치’다. 온라인, 오프라인 다 광장이다. 광장의 정치를 어떻게 발전 시킬것인가?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는 만큼, 토론과 합의를 거칠 수 밖에 없다. 누가 마구 집약시키려고 하면 안 된다. 자신의 의견을 내고 동의가 안되면 즉각 폐기된다.

이해영: 또 댓글 달면서 밤새야 겠군.(일동 웃음)

박태순: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바닥에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이건 역사적 발전이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1987년 6월 항쟁은 국민들의 정치참여 요구를 민주정부를 수립하는데 활용했다. 물론 다른 한 측면으로는 미완의 혁명, 즉 우리 스스로 ‘주체’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 지금 현재의 여-야 모두 이런 거대한 흐름을 근원적으로 담아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새로운 권력을 어떻게 형성해낼 것인가 하는 문제로 들어가야 된다. 여기서 하나의 아이디어는 권력의 중심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하는 차원으로 곧바로 가기보다 각 부분에서 자기 문제를 더 구체화 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면서 더 구체적인 대안을 각 부분 부분이 만들어 내면서 결합해가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렇게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길거리로 나와야 하는 계기는 얼마든지 주어질 것이라고 본다.

우리 스스로 시스템적인 사고로부터 나와야

이해영: 특히 어제(6월10일)에는 ‘전 국민 동창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1980년대에는 전형적인 당파적 사고를 했었고, 그 철저함이야 말로 운동의 잣대였다. 1990년대를 경과하면서 그런 조직들이 불신당하고 욕먹고 촌스럽게 보이고 그랬다. 이제 6월항쟁 21주년인데, 이제는 포스트(post)-당파주의나 ‘자발성의 혁명’ 양상이 나타났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를 포함해서 사회운동에 익숙한 사람들은 촛불 그 이후를 생각할 때 역시 당파적인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래서 딜레마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거리시위에 모인 사람들은 ‘괜찮다’,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도부든 조직이든 만들어야 한다고 자꾸 생각하는데, 대중들은 ‘뭘 그러냐’, ‘안 만들어도 된다’고 여유를 부리는 상황이다.

박태순: 사람 중심에서 이슈 중심으로 가는 거다. 예전에 집회를 할 때는 슬로건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지금은 슬로건이 따로 없이 제 각각 기발한 슬로건을 만들어 나온다. 이런 부분은 우리가 ‘놓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놓아도 되고, 대중을 믿어도 될 것 같다. 우리 스스로도 기존의 시스템적인 사고로부터 나오면 어떨까 싶다.

민중의소리: 방향을 좀 틀어보자. 1994년에 김영삼 대통령이 세계화를 주창한 이후로 세계화는 하나의 전제였다. 쌀을 개방할때도 농민들이 손해를 보는 것은 뻔히 알지만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해서 그렇게 하자, IMF때도 어쨌든 ‘거부 못 한다’였고, FTA때도 똑같은 논리가 힘을 얻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손해를 보더라도 재협상하라는 거다. 심지어 조선일보조차도 손해를 보겠지만 정권을 유지하자면 어쩔 수 없으니 재협상을 하라는 주장을 한다. 의미있는 변화가 아닌가

이해영: 일단 사실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재협상 한다고 해서 손해볼 것이 없다. 설사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최악의 경우 400억 원 정도의 보복관세를 먹는 것이 전부인데, 이건 접수하면 된다. 국민 1인당 900원꼴이니까 내면 되는거다. EU도 호르몬 쇠고기 수출입을 금지해 보복관세를 맞았는데 다 합쳐서 200억 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것에 준해 계산해 보면 400억 원 정도 되는데 사실은 그것도 안 된다. 그러니 (무역마찰로 손해본다고 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요 협박이다.

박래군: 대국민 사기와 협박이 먹히지 않게 된 것도 변화라면 변화다. 생활정치의 영역으로 오면서 과거와 같은 이데올로기 공세가 먹히지 않게 된 것이다. 10대들이 자신의 건강권을 내세우면서 뛰쳐나갔고, 여기에 기성세대들이 뒤따라 나갔다. 작년에 FTA문제 가지고 노력해 봤지만 잘 안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된 것이다. 곧바로 공공기관 민영화에 따른 요금문제가 따라왔다. 정치가 생활로 연결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노동운동도 이 흐름에 올라타서 함께 해야 한다고 본다. 보통 공기업 민영화에서 노동조합은 구조조정 문제, 즉 해고의 문제로 보는 데, 그것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접근해서 국민과 연대하는 식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박태순: 감정이든 이해관계든 자신과 구체적으로 연결이 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참여한다. 우리 사회가 개인주의 사회로 가면서 사람들이 이해관계에 민감해졌다. 그런데 광우병 문제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건드린 것이다. 이후의 공공요금 인상이나 민영화 문제도 비슷한 양상을 띨 것이다. 수도요금이 그렇고 전기요금도 그렇다.

[긴급좌담] 촛불시위의 의미와 전망③ - “부시 방한까지 촛불 꺼지지 않을 것”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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