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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제주 해군기지 갈등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하며  
작성자 rosa
작성일 2011/07/01
ㆍ조회: 8790  

제주 해군기지 갈등에 대한 입장과 갈등 해결을 위한 몇 가지 제안

                                                                                                  2011년 7월 1일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 
 
 
 제주 해군기지 갈등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하며
- 갈등 심화의 일차적 책임은 정부의 지시에 따른 해군의 공사 강행에 있다.
-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해군에게만 전가 말고 문제해결에 직접 나서라.
- 해군기지 공사 강행을 중단하고, 갈등 현황부터 파악하라.
- 갈등의 원인 규명과 강정 공동체 회복을 위한 실질적 논의기구를 구성하라.
- 국책사업에 따른 갈등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나는 해군기지를 강정에 건설하려는 정부 편도, 환경 파괴와 동북아 평화를 주장하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환경단체나 반전평화운동단체 편도 아니다. 나는 부안사태에 대한 연구를 통해 민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국가사업으로 발생한 갈등이 지역 사회를 어떻게 황폐화시키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제주 해군기지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지난 4년간 강정마을과 제주를 10여 차례 방문하면서 노력해온 한 갈등 연구자에 불과하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제2의 부안사태가 되지 않도록 청와대와 정부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현실을 방관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국가 주요 현안으로 인식하고 의지를 갖고 주민 고통 해소와 갈등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그것이 정부의 존재 근거다.
갈등이 이미 첨예화된 현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다. 공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현황을 파악한 후, 강정주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 연후에 해군기지 입지선정 문제를 차분히 검토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1. 제주 해군기지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참여 세력의 확장>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를 반대해온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 시민단체의 저항이 거세지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해군기지 건설 반대 입장을 개진해 오던 수도권 중심의 시민사회단체, 평화운동 단체, 종교계, 법조계가 반대주민과 결합하여 직접 행동에 나서고, 국회에서도 야5당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등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전국적인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슈의 다양화>
갈등 이슈에서도 주로 강정 주민들이 제기해온 ‘입지 선정의 절차적 문제’ 수준을 넘어 서고 있다. 해군기지 입지 선정과정의 절차적 문제에 대해 다수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으며, 환경단체가 주장해온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강정 앞바다’의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여기에 ‘평화의 섬’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할 경우, 정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비를 통한 평화 확보’가 아니라, ‘동북아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근원적인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강정주민의 고통 심화>
해군기지 건설로 자신의 생활과 생존에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강정마을 주민들은 2007년 5월 이후 지난 4년 여간 생업을 전폐하다시피하며 이 문제에 매달려 왔다. 강정마을은 이해득실과 생각의 차이에 따라 찬반으로 갈라졌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찬반 주민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서로에 대한 원망과 분노, 불신과 증오가 극에 달하면서 수백 년을 이어온 강정 공동체가 붕괴되어 가고 있으며, 모든 주민은 이런 현실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국민의 우려 증가>
국민들 역시 2004년 부안 방폐장 사태를 통해 국책사업 유치과정에서 발생한 지역 내부 갈등으로 지역 사회가 겪었던 극심한 혼란과 고통을 상기하면서 강정마을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2. 정부의 책임 회피적 태도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해군 뒤에 숨어 책임 방기>
해군은 주민과 시민사회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외부세력이 결집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강정마을 공동체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국회까지 나서 야5당이 특위를 만들어 조사를 하고, 국민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청와대는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해군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사업을 강행하고 사업 추진의 정당성만을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다. 해군기지 문제해결과 갈등 해소를 위한 청와대와 정부의 의지와 노력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현재 해군기지 갈등 심화의 일차적 책임은 해군 뒤에 숨어 국가적 갈등을 방관 혹은 방치하고 있는 정부에 있다.

<부안사태와 같은 점과 다른 점>
제주 해군기지 갈등에 대한 현 정부의 갈등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부안사태에 대한 이전 정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안 방폐장 갈등 역시 제주해군기지와 같이 지역주민의 의사가 충분히 수렴 반영되지 못한 상태에서 국책사업이 결정되었고, 이에 대해 지역주민이 유치 반대를 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부안 방폐장의 경우 몇 달 지나지 않아 지역주민의 의사(주민투표)를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통령이 지역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음을 시인하고, 원점 재검토를 비롯하여 국가 차원의 문제해결 절차를 밟게 된다. 국가가 갈등의 원인자이기도 하였으나, 국가가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지역 사회에 큰 상처를 남았으나, 문제는 해소되었다.
갈등에 대한 국가의 태도와 역할에 있어 제주 강정마을의 경우는 부안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벌써 4년이 넘어가고 있으며, 주민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런 고통과 갈등에는 방관하면서 해군을 대리인으로 자신들의 의지만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


3. 청와대와 정부가 문제해결과 갈등해소를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

<정부가 갈등원인 제공 : 결자해지>
정부가 갈등해결 의지를 갖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국가가 국민 다수의 고통과 불행, 혼란을 장기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원론적인 이유와 더불어 이런 고통과 불행이 국책사업의 추진으로 인해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국가가 갈등의 원인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현실적으로 갈등 전문가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와 같은 정부의 의지와 태도로는 갈등 해결은 고사하고 사업 자체의 성공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밀어붙인다고 정부의 의도가 관철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영월 동강댐, 안면도 방폐장 유치, 부안 방폐장 등 수많은 사례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고, 정부가 모든 반대와 비판을 무릅쓰고 사업을 강행한 새만금, 천성산, 사폐산의 경우 천문학적 사회적 비용과 사회적 분열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밀어붙이기로는 해군기지 건설 불가>
제주 강정마을의 경우, 일단 투쟁의 거점이 확실하고, 지도부의 의지가 강하고, 지도부에 대환 주민의 신뢰가 매우 높다. 이와 함께 반대측이 내세우는 명분이 분명하고, 상당한 정도의 대외적인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해군기지 건설 지역의 생태적 환경이 우수하여 환경단체의 참여와 결집이 용이하고, 여기에 제주 도민 다수가 ‘평화의 섬’에 해군기지를 건설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을 커기 때문에 ‘반전 평화’ 운동을 주창하는 단체와의 연대활동에 별 어려움이 없다. 제주도정 역시 해군기지 문제의 평화적․상생적 해결을 선거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중앙 정부의 입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해군이 이미 도민 전체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해군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 결론적으로 일방적인 추진과 강행은 원론적으로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성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4. 제주해군기지 갈등 해결을 위한 몇 가지 제안

첫째,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청와대와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갈등 발생은 자연발생적인 경우가 많으나, 갈등 해결은 해결하려는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한 해군, 제주도정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따라서 청와대와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국정현안으로 설정하고, 이 문제를 평화적이고 건설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외적으로 천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청와대와 정부는 ‘강정주민의 고통완화’를 제주해군기지 문제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갈등의 원인 규명, 해군기지의 필요성 검토, 지역발전 계획 수립 등 다양한 과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노력에 앞서 더 이상 주민의 고통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태도와 관점을 유지하면서 주민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으로부터 해군기지 문제해결을 시작해야 한다.

셋째, 정부가 맨 먼저 해야 할 것은 현재 진행 중인 건설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갈등 현황을 파악하는 일이다.민 고통을 완화하고 얽힌 갈등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건설 공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건설 공사를 지속하면서 갈등을 해결하려 한다면 누구도 정부의 노력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갈등 해결은 요원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사회단체 역시 강정으로의 결집을 중단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갈등 해결을 위해 공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발표와 함께 시민사회에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주요 이해관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논의기구(가칭, 제주 해군기지 갈등 원인 규명과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 갈등해결을 위한 정부의 일방적인 입장 표명만으로는 갈등이 해결될 수 없다. 총리실이 주관하고 국방부(해군 포함), 환경부, 지경부, 등 해군기지 관련 중앙정부가 참여하고, 강정마을, 제주도, 제주도의회, 제주 시민사회 등 제주도를 대표하는 조직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논의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의사와 심리학자, 갈등 전문가의 참여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중심의 시민사회의 참여에 대해서는 상호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다섯째, 논의 기구(민관협의회)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과제는 「갈등의 원인 규명과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 방안」수립이다. 갈등의 원인 규명이 필요한 이유는 문제의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문제해결 방향과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강정주민들이 겪은 경제적/심리적/신체적 피해를 조사하고, 이를 중지 혹은 저감,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섯째, 이런 일련의 과정을 성실하게 밟으면서 상호 신뢰 속에서 해군기지 입지 선정을 위한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 제주 해군기지 갈등은 지역 사회에 대한 조사나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 다수의 실질적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형식적 요식적 절차에 의한 입지결정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전철을 다시 밟을 수는 없다. 해군기지 건설이 불가피하다면, 정부는 그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설득하고, 입지 선정에 필요한 절차와 과정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일곱째, 반복되고 있는 국책사업 관련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천성산, 사폐산, 새만금, 부안 방폐장, 동남권 신공항 그 외에도 수많은 국책사업 갈등으로 해당 갈등의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국민 다수가 고통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으나, 이런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또 발생한 갈등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미약하기만 하다. 이제 갈등의 제도적 관리와 해결은 시대적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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