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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한수원본사이전...이데일리 기고문  
작성자 rosa
작성일 2007/01/04
ㆍ조회: 10072  
한수원 본사이전 갈등이 남긴 교훈  

입력 : 2007.01.04 09:47

[이데일리] 한국수력원자력(주)(이하 한수원)가 지난 12월29일 본사 이전 부지를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들어설 경북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로, 직원 사택은 도심권에 짓는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수개월간 표류하던 본사 이전 부지선정에 관한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지난 8월 이후 경주시내 유치 가능성에 반대하며 격렬히 저항했던 양북면, 양남면, 감포읍(이하 동경주 지역) 주민들은 ‘방폐장이 들어서는 지역에 본사가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반면, 한수원 본사 이전을 경주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던 경주 도심권 주민들은 한수원의 결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계속적인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한수원 노조 역시 생활상의 불편을 이유로 이번 본사 이전 결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수원이 2007년 1·월 1일 법정 시한을 3일 남겨두고 이런 결정을 내린 핵심적인 이유는 경주 도심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하게 될 경우, 동경주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방폐장 부지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나아가 현재 공사 중인 신월성 1,2호기 건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본사 이전 결정이 주무부서인 산업자원부, 한수원(노조 포함), 경주시, 동경주 주민, 경주 도심권 주민(일반적으로 서경주로 일컬어지는),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충분한 대화와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닌, 한수원 경영진의 독자적인 결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물론 경주시와 결정 이전에 사전 논의는 있었을 것으로 예상)에서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갈등의 원인을 한수원 본사라는 이권을 놓고 동경주 지역 주민과 서경주 지역 주민간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이전투구로 보는 것은 갈등을 매우 현상적으로만 파악하는 시각뿐 아니라 잘못된 접근이다.

한수원 본사 이전은 방폐장 부시선정의 결과물이자, 그 연장선에서 있는 과제이다. 따라서 한수원 본사이전 갈등은 갈등의 구조면에서 방폐장의 안정적 확보라는 책임을 지고 있는 중앙정부, 지방정부(경주시), 한수원과 이를 수용하는 지역주민간의 관계의 문제이고, 이런 관계 속에서 한수원 본사이전이라는 갈등 이슈가 원만하게 처리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문제라고 봐야 한다.

이번 한수원 본사 유치 갈등과 관련해 가정 먼저 지적해야할 할 사항은 한수원, 경주시, 산자부가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갈등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다. 갈등이 증폭된 또 하나의 원인은 한수원 본사이전 사안을 경주시 장기발전이라는 종합적인 차원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위치결정이라는 단순한 차원에서 접근했다는 점이다.

한수원의 요청에 의해 뒤늦게 출범한 민관공동협의회는 이해관계자간에 충분한 준비와 합의를 통하여 이루어 진 것이 아니었다. 그 결과 시의 입장과 대립하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시장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함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탈퇴하면서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경주시는 시민적 합의에 이끌어 내지도 못하고, 독자적인 원칙과 소신도 없이,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면서 시민들을 혼돈과 분열에 빠뜨렸다.

이런 점들이 시민들로 하여금 경주시가 원칙과 소신보다는 정치적 계산에만 관심이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었다.

지역시민단체들 역시 갈등 이후 전개될 상황을 고려하여 무비판 무정견으로 일관하며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며 시민의 입장을 대변해야할 시민단체 역시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한수원 본사이전 갈등은, 2012년까지 완료 예정인 176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도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첫째, 현재 아무 움직임이 없다고 낙관하지 말고 갈등이 발생할 것에 대비하여 철저히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둘째,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갈등 사안에 대한 찬성 반대의 입장에 서기 이전에,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가져올 효과와 파장, 그리고 갈등 요소에 대해 사전에 준비하고 연구해야 한다.

셋째, 중앙정부는 역할론에 만족하지 말고 실질적 문제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지자체의 자율성은 원론적으로 옳은 관점이지만, 경주 사례에서 보듯이 지자체가 갈등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에 한계를 보이기도 하고, 지자체가 갈등의 한쪽 이해관계자가 되어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하여 갈등을 해결하고 조정할 권위를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넷째,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관련하여 유치지역이 결정된 지자체는 유치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지역에 맞는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경주시와 시민사회단체, 한수원은 이후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갈등의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번 갈등을 12월 29일 한수원 발표로 끝난 일로보고 사후 조치를 소홀히 한다면, 이번 갈등의 교훈을 망각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한수원 부지 결정이 갈등의 해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갈등의 진정한 해결은 궁극적으로는 서로에 대한 배신감과 증오심, 서운함 등의 감정을 걷어내고 지역사회 주인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회복하는 일까지이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parkts2923@socon.or.kr)

- 現 KDI 국제정책대학원 갈등조정협상센터 자문위원
-前 대통령 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
-前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행동학연구원
-前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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