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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사회갈등연구소 창림기념토론회 기사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6/10/29
ㆍ조회: 4882  

"갈등 해결은 제3의 대안 만들어 내는 것"
사회갈등연구소 창립기념 토론회, '87체제의 종언과 새로운 사회 운영원리' 주제로 열려
   이진선(zizibejs2) 기자    


한국사회의 갈등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싱크탱크가 등장했다. 지난 9월 중순 문을 연 사회갈등연구소는 창립을 기념하여 26일 오후 2시 3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87체제의 종언과 새로운 사회의 운영원리'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했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이날 사회갈등연구소를 창설한 배경에 대해 "한국사회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많은 토론과 논의 끝에 창설하였다"면서 "'갈등(葛藤)'의 한자를 풀이하면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혀있다는 뜻인데, 사회갈등연구소에서는 갈등을 인간 본질적인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에서 갈등은 많지만 합의 과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본질적인 갈등 해결의 연구는 민주주의로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믿음과 갈등의 해결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사회갈등연구소의 창립 방향이란 설명이다.



▲ 사회갈등연구소 홈페이지 화면캡쳐.  

ⓒ 이진선

김형욱 국무총리실 민정수석은 사회갈등연구소 창립 기념 토론회 식전행사에 참석해 "갈등 문제는 양보를 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솔로몬의 지혜"라며 "갈등을 협력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갈등연구소의 고문이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위원장인 함세웅 신부는 영상축사를 통해 "그동안 독재정권과 싸우면서 투쟁적 방법만 배웠다"면서 "앞으로는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도 영상축사에서 "갈등이 추진에 있어 장애가 되고 있다"며 "합리적인 토론과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회에서 갈등해결의 중요한 방법은 '참여'

이날 토론회는 '87체제 종언과 새로운 사회운영원리'라는 주제로 4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박홍엽 한국행정연구원 박사의 사회로 진행했다.



▲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 이진선

먼저 '87체제의 종언과 다원화된 사회의 정책결정'의 주제로 박태순 소장은 현 사회의 갈등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때로는 사회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증오가 쌓이고, 사회 분열적으로 변해가는 것이 우려스럽다. 문제는 갈등에 대한 인식과 해결방식이다."

이어 박 소장은 한국사회의 갈등의 원인과 갈등해결의 변화과정을 87년 이전, 87년 이후부터 참여정부 이전, 참여정부 이후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갈등에 대한 해법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해 왔다. 의사결정을 중앙정부만 하는 '1강구조'의 시대에서 점점 폭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곧 정부 중심적이고 갈등을 사회악으로만 보는 시대가 지났음을 뜻하며 이제는 다원화된 사회에 맞게 갈등 인식과 갈등해결방식이 필요하다."

또 박 소장은 우리 사회의 갈등이 만연한 이유를 시민의 요구와 정부의 정책이 점점 모순되어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갈등의 해결방법에 대해 참여를 강조했다.

"민주화되고 다양화된 사회에서 갈등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사회적 합의형성'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의 원활한 참여이다."

김정수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사무처장은 박 소장의 한국사회 갈등 변화과정 세 단계로 나눈 것을 "지나친 세분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변화와 관련하여 한국사회의 갈등은 글로벌화의 영향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공갈등은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가 바뀌어야 가능"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두 번째 발제를 통해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세계 체제, 국가, 시장, 시민사회 구조 속에서 바라봐야 갈등의 의미가 제대로 드러난다"고 발표했다.

"재편된 세계체제의 요구에 따라 한미FTA와 같이 국가와 시장 측의 새로운 갈등이 생기고, 정치·군사적으로 주한 미군 관련 평택 문제, 이라크 파병 문제 또한 연관되어 있다. 시민사회 또한 글로벌화되어가고 있다.

국가는 갈등의 조정자 역할 대신 조장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고 아직도 권위주의 국가의 유산이 청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시장은 정부와 기업의 갈등이 양산되고 노사 갈등이 주류를 이룬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 시민사회는 기업, 정부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박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공공갈등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과도한 정부의 기능, 관료주의, 타당성이 결여한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장기화까지 되는 것은 당사자들의 구조가 복합적이고 갈등을 일으키는 소재가 불분명하며 중재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공공갈등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양자의 관계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평등과 다양성 등의 시민사회적 가치를 두고, 실질적인 정책 참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 '87체제의 종언과 새로운 사회운영원리'라는 주제로 창립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이진선

"시민들의 참여가 없는 것은 정부의 정당성 훼손된 것"

김유환 이화여대 법대 교수는 사회적 합의형성을 위한 정부의 과제와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사회적 약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이것이 성숙한 사회 합의형성을 통해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행정기관은 정책결정에서 참여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이루어나가야 한다"며 "교육과 홍보를 통한 사회자본의 확충, 제도정비 등의 공공갈등을 위한 개혁도 충분한 인내를 가지고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은 한국사회의 갈등에 맞는 '합의 형성적 참여제도'의 절차, 내용 등에 관해 덧붙였다.

조 사무차장은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이념, 가치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면서 "평택 문제처럼 시민들의 참여가 없는 사업은 정당성을 훼손시킨 것이며 대등한 대상자로서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갈등연구소, 시민참여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마지막으로 이형용 미래사회와 종교성연구회 상임이사는 사회갈등연구소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사회갈등연구소는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머리로 자신의 언어로 고민을 하고 생산해야 한다. 사회통합이라는 문제의식과 열린 소통의 관심을 둬야 한다. 나아가 적극적으로 치유에 대한 관심을 두고 미래에 대한 관심과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또 자기주장을 많이 내는 것보다는 제안들을 제공하고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이 이사의 발언에 덧붙여 김광식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늘어나고 있는 한국 싱크탱크의 현주소에 대해 시민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한다.

"대안성과 전문성에 대해 재고시키는 것이 싱크탱크의 흐름이기 때문에 사회갈등연구소도 시민사회영역을 확장해 나아가면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양극화에 초점을 맞추고 약자의 공공성의 담보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전문가 중심의 연구소보다는 시민참여의 프로세스로 이루어지는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시민들이 연구소에 맞춰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연구소가 시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태순 소장은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은 궁극적으로 자기 성찰을 통해서 남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상대를 인정하는 기반이 된다"며 마지막 발언을 연구소의 지향점을 내비치는 것으로 대신했다.

"갈등 해결은 플러스, 마이너스를 섞어서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3의 대안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힘의 균형이 없다면 창조적 대안이 나올 수도 없다. 앞으로 사회갈등연구소는 그런 역할을 이끌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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